러시아가 '무적함대'까지 무너뜨렸다.



러시아는 1일(한국시간) 오후 11시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스페인과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극적으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러시아가 월드컵 8강에 오른 것은 지난 1982 스페인 월드컵 이후 무려 36년 만이다. 당시에는 소련으로 월드컵에 참가를 했었다. 러시아 이름을 달고 월드컵 8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에게 월드컵은 좌절의 무대였다. 소련 시절이던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러시아로 출전한 최근 세 번의 월드컵에서는 모두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이번 대회 개최국으로 명예회복에 나섰지만, 러시아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밝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번 대회 본선에 오른 32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FIFA 랭킹(70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때문에 조별리그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러시아는 자신들이 월드컵 개최국으로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개막전에서 폭발적인 화력을 과시하며 5-0 대승을 거뒀고, 이집트까지 격파하며 단 2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도 러시아는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전반 11분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자책골로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이후 오히려 스페인보다 더욱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전반 41분 아르템 주바의 페널티킥 골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러시아는 스페인의 파상공세에 고전했다. 하지만 8만 관중의 응원과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기어이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 갔다. 이어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금까지의 러시아의 모습은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한국의 모습을 연상케 하고 있다. 러시아는 크로아티아-덴마크의 승자와 8강에서 격돌한다. 러시아가 한국과 같이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4강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http://stoo.asiae.co.kr/news/view.htm?idxno=20180702015128756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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