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2017년 APBC에서 2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둔 선동열 감독은 "아시안게임부터는 최강 전력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3월 2일 선동열 감독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진행되는 경기들을 보기 위해 출국했다.



2018년 4월 9일 한국야구회관빌딩에 위치한 KBO 회의실에서 1차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보통 1차 엔트리는 60여명 규모로 발표되는데 이번에는 100명 규모로 발표될 것이며 이는 젊은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선동렬 감독 “AG 최정예로, 비슷하면 젊은 선수 선택” 웬만한 선수들은 대부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역시나 올해도 최종 엔트리 관련 논란 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각종 논란덕에 발표 직후 네이버 실검 1위부터 10위까지를 모조리 대표팀 선수들로 채우는 기염을 토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멍게강점기



2루수 : 관리가 절실한 호랑이와 화석 직전의 공룡


2018년 2루수 중 최고의 성적을 찍고 있는 안치홍의 차출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다만 엔트리 발표 시점에 안치홍은 부상을 가지고 있어 팀에서도 지명타자로 뛰었다. 물론 이 부상이 자카르타 갈 시점에는 나아질 수도 있지만 어쨌든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담으로 KIA팬들은 안치홍의 국가대표 잔혹사를 봐왔기에 안치홍의 차출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당시 팀내에서 나지완과 경쟁하게 되었을때, 팀 외적으로는 멀티가 되지 않는다고 김상수, 오재원에 밀리고 팀에서는 나지완을 출전시키게 되어 군대에 가게 되었는데, 군대 다녀오니까 국대로 부르는 것에 비난하는 여론도 있다. 명예말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대회에 참가하게 되어서 또 감독과의 악연이라고 엮는 사람도 많다. 오죽하면 안치홍은 알까기해도 착한 알까기 인정한다고 할까?



지난 몇 년 간의 활약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리그 하위권 2루수로 처진 박민우의 발탁도 말이 많다. 발표일인 6월 11일 기준으로 타율 .274에 OPS 0.674, wRC+ 73.4에 불과하며 sWAR도 0.28 밖에 되지 않는다. 


거기다가 내야 유틸리티도 아니라서 내야 엔트리가 전문 1루수 1명, 전문 2루수 2명, 전문 유격수 2명, 전문 3루수 1명이라는,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내야 엔트리가 나와버렸다. 물론 최근 5년 간 2루수 WAR 1위에 오를 만큼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었고, 5월부터는 3할 중후반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과 선동열 감독이 이끌었던 지난 2017 APBC에서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점에서 발탁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듯.


유격수 : 이번 대표팀 논란의 끝판왕, 2013 WBC 논란의 재림 



올해 성적도 유격수 탑급이고 2017 WBC와 APBC도 출전해 명분까지 충분한 김하성이 주전 유격수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문제는 주전 김하성의 백업이 누가 되어야 하냐는건데, 으레 이런 경우는 여러 상황을 대비해 내야 유틸을 준비하기 마련이므로 일단 성적 자체는 좋지만 유격수 밖에 볼 수 없는 오지환이 선발되어야 하는 지에 대해 시즌 초부터 팬들의 갑론을박이 있었다.


애초에 "유격수의 백업은 전업 유격수가 봐야한다."는 지론을 가진 걸로 유명한 류중일 감독은 자신이라면 오지환을 뽑았을 것이라는 인터뷰를 했지만, 팬들은 이미 노골적으로 병역 특례를 노리는 듯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오지환에게 곱지 못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고 최종엔트리가 발표되자 말 그대로 폭발해버렸다. 




극단적인 경우는 아예 이번 엔트리가 오지환을 위해 짜여진 거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3루 멀티가 된다는 김하성도 데뷔 후부터 발표일인 6월 11일까지 3루 수비를 본 것은 20여 이닝, 풀타임 경기로는 2경기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물론, 김하성은 강정호처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다. 고교야구 시절에는 2,3루수였고, 3학년 때부터 주전 2루수였다. 2013 IBAF U-18 대회에서 주전 3루수로 나오면서 증명되긴 했지만, 프로에서 유격수로 전업했고, 3루 수비도 절륜하다는 것을 2018 시즌에서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줄 안다는 게 김하성 입장에서는 좋은 게 아니다. 강정호가 그랬듯이, 김하성도 3루 수비까지 봐야 하는 체력 소모가 극심해진다. 다시 말해, 자신의 확실한 백업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최정의 부상으로 인해, 이 것이 현실이 되었다는 것. 


그렇게 되면 주전 유격수는 오지환이 되는 것인데, 문제는 오지환보다 잘하는 선수가 많다는 것이다. 그나마 3루 외에도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는 황재균이 선발되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긴 건 다행.


그렇다고 해서, 이 둘을 대체할 대안이 없지는 않으나 여러 문제로 차출되지 못했다. 두산의 김재호는 속울남 사건 때문에 선동열에게 찍혀 차출이 불가능했고, 롯데의 신본기는 좋은 공격력에 유틸은 되지만 애초에 예비 엔트리에 없어서 탈락했고, 하주석이나 심우준은 그냥 실력 미달. 



차라리 KIA의 김선빈이 작년만큼의 성적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더라도 제일 낫다.



[출처 : 선동열호/2018년]



최고 구속 155km/h, 평속이 150km/h를 넘나드는 매우 강력한 패스트볼(속구)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무브먼트도 상당히 좋다. 또한 140 km/h를 상회하는 슬라이더와 투심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할 수 있다.



넥센에 입단해서는 150에 육박하는 투심을 많이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주무기 또한 커브로 바뀌었다. 전임자였던 밴헤켄이 포크볼 장인이였다면, 로저스는 커브 장인.


이 정도만으로도 한국에서는 탑급의 구위인데, 거기에 공격적인 피칭 스타일까지 가지고 있어 볼넷을 줄이고 타자로부터 템포를 빼앗아 오는 데에도 능하다. 원래 메이저 리그 통산 땅볼 유도율이 45.9%에 달할만큼 맞춰잡는 능력이 좋다. 당연히 탈삼진은 적은 편. 그러나 예외적으로 15시즌 양키스에선 커리어하이의 삼진률을 보여줬다.


골반은 타자 정면인데 어깨랑 팔이 완전히 엉덩이 뒤로(!) 돌아가있다. 엄청난 유연성이 있어야 가능한 폼.


그리고 로저스의 진정한 주무기는 바로 이 공을 끌고 나오는(딜리버리) 폼에 있다. 프로야구 타자는 숨겨 나오지(디셉션) 않은 공이라면 150km 짜리 공이라도 배팅볼마냥 칠 수 있지만, 이렇게 철저히 숨겨 나오면 정말 답이 없어진다. 이러한 투구폼에 의해 타이밍을 뺏기게 된 타자는 평속 150에 육박하는, 제구까지 된 로저스의 공을 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된다.


그리고 수비의 도움도 적절히 받으면서 15시즌 후반기에 엄청난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실제로 로저스가 경기에 나선 날은 강경학을 위시한 내야진이 일치단결하여 더욱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또한 육체적 기질 못지 않게 중요할 수도 있는 정신적 요소, 즉 멘탈도 매우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술된 첫 문단의 소개처럼 '응원단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선수들과 뛰어난 융화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실제로 다른 한화 이글스 선수들의 인스타그램 등을 보면 이것이 가식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위기 시의 피칭도 거의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은 물론, 위 사진의 2015년 8월 22일 기아 타이거즈 전에서 오물투척/욕설로 인해 흥분한 이용규 등 매우 어수선해진 팀 분위기를 순식간에 가라앉히고 위기를 수습하는 카리스마까지 지니고 있다.


넥센에 입단해서도 비슷하다. 절대로 제구가 흔들리거나 멘탈이 흔들리거나 그런 건 찾아볼 수도 없는 위기관리 능력으론 KBO에서 최상위권을 자랑한다. 경기 운용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데, 초반에 많은 공을 던져놔도 다음의 이닝에는 맞춰 잡는 등으로 삼진을 뽑아내고 있다. 최상위권의 다양한 변화구와 엄청난 구위의 투심과 딜리버리 등등 정말 KBO에 왜 왔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좋은 투수요건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왜 MLB에서 성공하지 못했나 의아할 정도이다. 사실 로저스는 메이저 리그 기준으로는 구위가 썩 좋은 투수가 아니다. 피치 밸류를 살펴보면 슬라이더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는 수준이다. 물론 수직 무브먼트는 메이저 기준으로도 좋은 편이지만, 수평 무브먼트가 떨어진다. 쉽게 말해 '작대기 직구'라는 얘기.



로저스가 메이저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은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데 있다. 상술하였듯 v무브먼트가 아주 좋기는 하지만 이는 투수의 능력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미국에서의 로저스는 삼진, 볼넷, 홈런 모두 좋지도, 크게 나쁘지도 않은 투수였다. 그리고 마이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메이저로 올라오면 피홈런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전형적인 AAAA리거 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건 어디까지나 괴수들이 우글거리는 메이저 리그 기준일 뿐이다.. 메이저 리그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의 리그인 KBO에서는 얘기가 많이 달라진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 다양한 구종을 가진데다가 + 제구력까지 준수한 사기 유닛이 된 것이다. 거기에 130구를 넘기고도 여전히 구속이 150이 찍히는 스태미너까지 있으니 이건 뭐... '딱 2% 부족한데 다재다능한' 전형적인 AAAA리거가 리그 수준을 살짝 내렸을 때 얼마나 강력한 포스를 내뿜게 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물론 로저스와 메이저 커리어가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좋은 적잖은 투수/타자 용병들이 소리없이 사라진 케이스를 생각해 보면 리그 적응력이 매우 중요한 실력 중 하나이며, 로저스는 이 점을 훌륭히 충족시키는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로저스는 아메리카 대륙(고향인 도미니카 공화국, 그리고 미국)을 난생 처음으로 떠나 온 곳이 이곳 대한민국이다.


용병을 뽑을 때 정말 그 트리플 A급과 메이저 리거 급 선수 사이의 선수를 찾아내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 무능한 한화의 스카우터들이 로저스를 발견해냈는지 참 그저 용할 따름.



물론 15시즌 한화 이글스에서의 성적은 70이닝을 넘게 던지면서 홈런을 1개 맞은 걸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운이 따른 것일 수도 있다. 15시즌 마이너리그에서는 30이닝 정도에 0홈런이다. 결국 산술적/평균적으로는 크보의 탑급 외인인 소사, 밴 헤켄과 비슷한 130정도의 FIP+를 기록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상술한 로저스의 강점, 특히 사기적인 딜리버리와 평균구속을 KBO의 타자들이 끝내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어느 쪽일지는 2016시즌을 거쳐 보아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16년 6월 24일 한화에서 방출됨으로써 최소한 김성근이 감독으로 있는 한화에서는 그 모습을 다시는 보여줄 수 없게 되었다. 로저스의 수술 후 부상 회복 속도가 기대 이상으로 빨라 팬들은 쓴웃음만 짓는 상태. 뭐 아무리 빨라도 5경기 이상 120구 이상 투구급의 선발 혹사를 또 체험한다면 모를 일이지만...


결국 넥센으로 돌아오더니 기어이 재능이 만개했다. 구속을 줄였는데, 기본 6이닝은 소화하는 이닝이터+탈삼진은 물론, 볼넷은 상당히 적게 주는 맞춰 잡는 수준과 패스트볼을 적절히 섞어서 던지니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질 못 하고 있는데, 1/3의 경기를 치르고 있는 5월 17일 현재, KBO 외국인 투수 중에서 이닝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며, 기어이 완투승까지 따내고 있다.


성격은 다혈질에 악동 기질이 있어서 경기 중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한다. 다만 넥센이 인기팀이 아닌 관계로 하는 짓에 비해 과도하게 공격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넥센팬들은 이전까지 거의 항상 모범생 타입에 가까웠던 용병들에 비해 새로운 타입의 용병이 왔다면서 재미있어하고 있다.



2018 넥센으로 국내 복귀할 때 개막전 3월 27일 고척돔 홈경기에서 친정팀 한화 선수들에게 자극적인 제스츄어를 취하자 한화 선수들은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이라며 발끈했고 이에 대해 KBO는 넥센 구단에게 엄중 경고를 내렸다. 본인은 친근감을 표현한 것이라곤 했지만 한화에서 로저스 인성을 들먹인 일도 있고 해서 로저스가 일부러 인성질을 시전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한동안 잠잠해지다 5월 29일 KIA 챔피언스필드 원정 경기에서 7말 12-5로 앞서가는 가운데 안치홍에게 중견수 뜬 공을 친 뒤 1루까지 갔다가 다시 KIA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순간, 로저스는 넥센 더그아웃으로 걸어가면서 안치홍을 쳐다보면서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를 감지한 주장 김민성이 로저스를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고 1루를 맡은 장영석이 안치홍을 진정시키면서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안치홍이 먼저 몸쪽 공에 화를 내는 등 로저스를 자극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이때의 사건 때문인지 다음 날 헥터 노에시가 로저스에게 손가락 욕을 시전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히기도 했는데, 정작 이건 별로 기사화도 되지 않고 둘이 친해서 그랬다는 둥 대충 사과하고 넘어갔다.


로저스를 대놓고 싫어하는 기자가 있다는 것은 이후 6월 3일 LG전에서 로저스가 부상당했을 때도 보면 알 수 있는데, 갑작스럽게 부상당한 로저스가 강판될 때 다음 투수를 위해 시간을 끌어주지 않고 바로 뛰어나오듯이 내려왔다고 깐 것이다. 이후 같은 언론사에서 수습하듯이 로저스는 부상 당한 순간에도 아웃카운트를 잡기 위해 2루로 공을 던졌고 내려와서는 너무 아파서 울기까지 했다고 따로 기사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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