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릭 시마론

솔릭(SOULIK)은 미크로네시아 연방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전설의 족장을 의미한다고 한다.


한국과 관련없이 순수하게 태풍으로서 바라보면 솔릭은 세력상으로 전성기에서조차 슈퍼태풍에 근접도 하지못한, 일년에도 몇 번씩 생기는 흔한 태풍이다. 하지만 한국 입장에서 보면 태풍의 전성기와 한반도 상륙시의 갭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한국에선 자주 볼 수 없는 강한 태풍이다. 이와 비슷한 케이스는 태풍 페이가 있다.


만약 상륙할 경우 2012년 산바 이후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전라남도 끝에서 부터 밀고 들어와 강원도로 빠져나가는, 정확히 남한 전역을 타격하는 너무나도 사악한(?) 이동경로이다. 


솔릭 시마론 후지와라


시마론(CIMARON)은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야생 황소를 의미한다.


8월 18일 오전 9시에 미국 괌 북서쪽 해상에서 발생하였다. 한국에서는 사악한 경로를 보이는 앞선 태풍에 밀려 다소 묻혔으나 8월 23일 ~ 24일경 두 태풍이 상당히 근접해 후지와라 효과를 보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후지와라 효과에 의해 시마론이 솔릭의 경로를 따라서 한반도에 들어오는거나 솔릭이 시마론을 흡수해버리는 경우지만 현재로선 거리가 그래도 멀기 때문에 서로 중심기압과 이동경로에 미세한 영향만 주고 자기 갈 길을 갈 확률이 높다. 


솔릭 시마론 후지와라


오히려 시마론이 세력을 급격하게 확장하여 솔릭 못지않게 강해진 상황이고, 시마론의 위력이 약화된 솔릭을 넘어서며 솔릭이 시마론에 끌려가는 식의 후지와라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솔릭의 예상 진로는 시마론의 영향으로 점점 동편향되고 있다.


후지와라 효과 (Fujiwhara Effect / 藤原效果) : 소용돌이 치는 흐름 간의 간섭 현상.


1921년, 일본의 기상학자 후지와라 사쿠헤이가 유체에서 소용돌이 치는 흐름이 2개 이상 나오고, 이 흐름들이 적당히 근접하면 서로 간섭하는 효과를 발견하고 이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최초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소용돌이 치는 흐름 간의 간섭 현상은 후지와라 효과로 명명됐다. 


태풍 후지와라 현상


논문에서는 물에 소용돌이치는 흐름을 발생시켜 그 현상을 연구했으며 이후 대기의 흐름에서도 이와 비슷한 효과가 확인됐고, 특히 열대성 저기압에서 나오는 간섭효과를 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열대성 저기압이 1,000km ~ 1,500km 정도 근접하면 후지와라 효과가 발생하는데 일반적으로 서로의 세력이 비등하면 두 열대성 저기압이 서로 합병한다. 반면 서로의 세력이 확연히 차이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더 큰 쪽에서 간섭효과를 지배하고, 작은 쪽이 그에 종속되어 그 주변을 맴돌거나 더 큰 쪽에 잡아먹힌다. 


태풍경로 시마론


전세계적으로 열대성 저기압이 나오는 지역이라면 얼마든지 후지와라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실제로 2개 이상의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해 서로 근접하는 지역은 그리 많지 않다. 이로 인해 주로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에서 후지와라 효과가 관측된다. 


열대성 저기압에서 후지와라 효과로 발생하는 간섭현상은 다음과 같은 유형들이 있다.


  1. 약한 열대성 저기압이 강한 열대성 저기압에 흡수당하는 유형.
  2. 하나의 열대성 저기압만 영향을 받아 궤적이 바뀌고, 다른 열대성 저기압은 제 갈길을 가는 유형.
  3. 하나의 열대성 저기압이 앞장서고 다른 열대성 저기압이 그 뒤를 쫓아오는 유형.
  4. 보통 동쪽에 있는 열대성 저기압이 먼저 가서 소멸하고, 서쪽에 있는 열대성 저기압이 특정 지역에서 대기타고 있다가 먼저 북상한 열대성 저기압이 소멸된 후에 움직이는 유형.
  5. 사이좋게 같이 이동하는 유형.
  6. 보통 동쪽에 있는 태풍의 궤적이 시계 방향으로 뒤틀리고, 서쪽에 있는 태풍은 반시계 방향으로 뒤틀리는 유형. 신사폭풍


 솔릭 시마론


보통 잡아먹히는 사례가 많으므로 특이한 사례 위주로 작성한다.


1994년 제13호 태풍 '더그'와 제14호 태풍 '엘리'가 서로 간섭효과를 일으켜 더그의 세력이 약해졌다. 결과적으로 태풍 더그는 그 해 가뭄에 시달리던 농민들에게 그야말로 꿀 태풍이었다(…). 원래는 더그가 대만을 강타한 후 더욱 강해진 세력으로 북상 중이었기 때문에 언론에서는 "사라 호 이후 최악의 태풍 대비"로 부산스러웠지만 엘리가 더그를 엘리시켜줬기약화시켰기 때문에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였던 셈. 이 현상은 당시 신문 4컷 만화에 실릴 정도였다.


태풍 피해 솔릭 시마론


2012년 14호 태풍 덴빈(Tenbin)과 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서로 간섭효과를 일으켜 남중국해로 가려던 볼라벤이 시계방향으로 움직여 한국으로 직행하고, 덴빈은 반시계방향으로 움직여 대만에 상륙한 다음, 남중국해로 빠져나갈 듯 하다가… 갑자기 다시 반시계방향으로 움직여 대만 한 번 더 찍고 한반도를 관통했다. 즉, 위에서 언급한 1 → 6 → 4 → 3 패턴이 일어난 것. 볼라벤이 엄청나게 강한 것은 태생이 그런 것이 아니라 생성 과정에서 또 다른 태풍이 될 수도 있었던 열대성 저기압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2016년에 발생한 9호 태풍 민들레와, 10호 태풍 라이언록 그리고 11호 태풍 곤파스는 한꺼번에 일본에 상륙했고 그 때문에 서로 간접효과를 일으켰다. 이 중 유일하게 괌 근처에서 발원했던 태풍 민들레는 일본 관동지방을 지나 혼슈 북부로 진행공격하다가 소멸했고, 11호 곤파스는 북위 30도 근방지역에서 발원하여 도호쿠 지역을 타고 진행하다가 홋카이도에서 소멸했다. 


 솔릭 시마론 태풍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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