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조카

2016년 11월 3일 시사저널의 경영자 및 기자와 김종필 간에 있었던 대화가 11월 14일 기사화되어 보도되었다. 


기사의 주요내용은 당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국민들이 분노하여 박근혜의 하야를 요구하지만 박근혜의 고집센 성격상 하야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과는 별도로 육영수에 관한 뜻밖의 내용도 있어서 계속 다른 언론사에 인용되며 주목을 받았다. 




김종필은 육영수에 대해 

대통령 부인이라는 이름에 맞게 행동하는 것처럼 꾸민 것일 뿐 실제로는 남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며, 육영수의 실제 성격은 대중에게 알려진 온화하고 자애로운 모습과 전혀 다르다. 그 예로, 김종필이 미국에 가있는 동안 박정희의 조카딸이기도 한 김종필 부인이 첫아이를 낳고 쌀이 없어서 굶고 있었는데, 육영수가 자기 식구들에게만 밥을 먹이고 산모에게는 밥을 먹었느냐고 묻지도 않았다

는 것. 


기사 내용에는 언급되지 않지만, 앞뒤 문맥을 봤을 때 당시 김종필 부인이 육영수와 한 집에 살거나 바로 옆집과 같이 매우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김종필이 귀국했을 때 부인이 김종필을 붙잡고 서러움에 울면서 그 이야기를 했고, 분노한 김종필이 육영수에게 남도 아니고 조카딸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따졌다는 것. 


심지어 김종필의 부인이 계속 굶는 것을 보다 못한 박종규(당시는 군인으로 김종필의 부하였는데 훗날 대통령 경호실장이 된다.)가 고향에 내려갔다가 상경하는 김에 쌀을 잔뜩 사서 김종필의 집에 가져왔다고 한다.


"육 여사가 애를 낳은 산모더러 밥 먹었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저쪽에선 숟가락, 밥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벽에 걸린 부인 사진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날 붙들고 울고불고하더라"


그런데 정작 이 시사저널의 기사가 여러 언론을 통해 널리 보도된 후, 김종필은 같은 고향 사람인 시사저널측 경영자가 찾아와서 시중에서 나도는 이야기를 농담 삼아 주고 받았을 뿐인데, 몰래 녹음까지 해서 왜곡·과장해 비열한 기사를 만들어 기사로 냈다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영철 시사저널 편집국장은 왜곡이나 과장이 아니라 이야기를 주고 받은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2018/06/23 - [실시간 핫이슈] - 김종필 결혼생활 : 박영옥(박정희의 형, 박상희의 큰딸)과 결혼

2018/06/23 - [실시간 핫이슈] - 김종필은 누구인가? 영원한 2인자, 원조 '대통령 빼고 다 해 본 사람...(문재인 대통령에게 악담 영상)



김종필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고향 사람에게 뒤통수 맞은 것이지만, 일단 법적으로 녹음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것은 불법행위지만 대화 당사자 중 하나가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대화내용을 허위 또는 과장해서 보도한 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고발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일이 있고 넉달이 지나 헌재에서 박근혜에 대한 탄핵 결정을 내릴 때까지도 어떠한 법적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일부 언론이 추측했던대로 김종필 쪽에서 의도적으로 육영수 이야기를 시사저널측에 흘린 것으로 보인다. 


김종필뿐 아니라 정치인 중 상당수가 이렇게 실수했다 또는 속았다는 핑계를 대며 언론에 기사거리 던져주는 행동을 한다. 누군가에게 타격을 주면서 동시에 자신이 고의로 그런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어서, 자신의 정치적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김종필은 수십년 동안의 정치 경험을 통해서 언론을 다룰 줄 아는 인물이다. 이런 베테랑이 잘 알려지지 않고 그 파장도 클게 뻔한 이야기를, 그것도 박근혜와 사이가 좋지 않은 언론사인 시사저널 측 인사에게 아무 생각도 없이 순진하게 말해 줄 리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담 삼아 했다'고 말한 것 자체도 매우 의심스럽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종필 본인의 조강지처인 박영옥을 소재로 농담을 했다는 의미인데, 김종필은 정치적 행보는 논란이 있을지언정 가족관계, 특히 부부간의 금슬은 대단히 좋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평생 금슬 좋게 지냈고 이미 고인이 되기까지한 아내를 두고, 밝고 유쾌한 내용도 아닌 매우 비극적인 내용으로 농담을 나눴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 


이건 김종필이 거짓말(그러니까 '농담이었다'는게 거짓)을 말하거나, 아니면 김종필 본인이 지독한 위선자라고 자인하는 꼴이다. 앞뒤 사정을 고려하면 전자가 훨씬 가능성이 크다. 물론 김종필이 처음부터 육영수를 비난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었을 수는 있지만, 관련 증언와 같은 증거가 아직은 부족하다. 


김종필과 박근혜가 비록 사촌 형부-처제 관계이기는 하지만 사이는 그다지 좋지 않다. 


가령 박근혜가 대선 직전 김종필을 만났을 때 호칭이 총재님이었다고 한다. 박근혜가 어렸을때부터 서로 자주 봐온 사촌형부-처제 사이인데도 굳이 '총재님'으로 말할 만큼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하다. 또한 육영수의 좋은 이미지를 깨는 이런 이야기가 하필이면 박근혜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시점에 나왔다는 점 등도 의미심장하다. 처음부터 김종필이 이야기를 창작해서 만들어낸 것이라면 그 의도가 뭔지는 말할 것도 없고, 이야기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김종필이 이 시점에서 굳이 언급한 것이라면 역시 그 의도를 추측할 만 하다.



2018/06/23 - [실시간 핫이슈] - 김종필 결혼생활 : 박영옥(박정희의 형, 박상희의 큰딸)과 결혼

2018/06/23 - [실시간 핫이슈] - 김종필은 누구인가? 영원한 2인자, 원조 '대통령 빼고 다 해 본 사람...(문재인 대통령에게 악담 영상)


박정희-육영수 부부의 친인척과 가족들은 의외로 서로 사이가 나쁘다. 


육영수 이전 김호남 사이에서 얻은 첫딸인 박재옥과 육영수 사이에서 태어난 딸 박근혜와 박근령, 아들 박지만, 처제 육예수, 처형 육인순, 처남 육인수, 조카사위 김종필, 조카딸 박영옥, 박계옥 자매, 사위 신동욱, 며느리 서향희, 이종사촌조카 홍세표, 홍소자 남매 등 가족 친인척 구성원들 모두가 서로 견원지간이거나 혹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소 닭 보듯이 여기는 사이다. 


오죽하면 최태민과 최순실 부녀가 박근혜를 망치고 있다며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탄원서를 박지만과 박근령이 노태우에게 보냈을 정도였고 김종필 본인조차도 말년에 박정희-육영수 소생의 딸들인 박근혜와 박근령에 대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안 좋은 점들만을 배웠다고 일갈했을 정도였다. 외환위기를 전후로 국민들 사이에서는 박정희 신드롬이 불었지만 정작 박정희의 친인척들은 같이 기념행사를 주최하거나 일치단결해서 선거에 임한 적이 한번도 없다. 박정희 추모식 때마다 누가 행사를 주도하느냐에 따라서 누군 오고 누군 안 오고, 설사 오더라도 서로를 마치 적대하듯이 대하는 등 볼썽 사나운 광경이 매번 연출되었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다시 주목받고 있는 박근혜 5촌 살인사건도 이런 맥락에서 벌어진 것이다.



김종필은 충남 온양(지금의 아산시)의 육군 제13연대에 사병으로 배속되었다. 


2018/06/23 - [실시간 핫이슈] - 김종필은 누구인가? 영원한 2인자, 원조 '대통령 빼고 다 해 본 사람...(문재인 대통령에게 악담 영상)

2018/06/23 - [실시간 핫이슈] - 김종필, 박정희, 박근혜, 육영수의 관계 = 견원지간..?


그러나 해방정국의 혼란 때문에 당시 군대는 악폐습, 똥군기라는 설명으론 가히 표현이 부족할 만큼 개판이었고 결국 가혹행위를 못이겨 불침번을 서던 와중에 탈영해버렸다(??).


그렇게 서울로 올라와 서울대 동기생의 자취방에 얹혀 살게 됐다. 한심한 처지의 울분을 억누르며 지내던 중, 해방이후 국도극장(國都劇場) 으로 이름을 바꾼 옛 황금좌 극장으로 바람을 쐬러 갔다가 육군사관학교 교도대와 마주쳤다.


무슨 용기가 났는지, 극장 매점에 있던 교도대 중대장을 찾아가 솔직히 사정을 말하고 재입대를 부탁했다(????????). 워낙에 탈영이 흔하던, 전쟁 이전 시절이라 중대장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결국 육사 교도대에서 다시 사병으로 복무하던 중, 김종필을 눈여겨 보던 중대장이 그에게 육사 입학을 권유했고 그렇게 육군사관학교 8기로 입교하게 된다. 


그리고 8기생 졸업식에서 우등상장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보병 소위로 임관하게 된다. 이때 1,300여명의 8기 졸업생들 중, 단 32명만이 육군본부로 배속됐는데 김종필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김종필은 정보장교로 배정 되어 육군본부 정보국에서 북한반장으로 근무하게 되는데... 


여기서 당시 육군본부 정보국장이던 장도영, 전투정보과장 이후락, 정보국 선임하사 박종규, 전투정보과 상황실장 박정희와 인연을 맺게 된다.


당시 박정희는 육사 2기로 임관하여 현역 소령으로 육본 정보국 전투정보과 과장으로 재직 중 남로당 입당 전력이 들통나서 김창룡이 주도한 숙군 작업으로 파면당한 후 장도영의 전임 정보국장 백선엽의 도움을 받아 문관 신분으로 직제에도 없던 정보국 상황실장 직을 맡고 있었다. 정보국으로 배치된 육사 8기생들에게 전투정보과장 이후락이 상황실장에게도 인사를 하라고 했는데 박정희는 현역 장교가 아니라는 자괴감이 들었는지 "나한테는 인사할 필요 없다"라며 자리를 피해 버렸지만, 이후 박정희와 육사 8기생들은 서로 죽이 맞아 어울려 다녔고 결국 이들은 쿠데타의 주역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박정희의 중매(?)로 박정희의 형, 박상희의 큰딸 박영옥과 결혼한다.



김종필 본인의 회고에 따르면, 당시 서울에서 초등교사로 근무하던 박영옥은 서울에 있는 유일한 친척이자 작은 아버지인 박정희를 자주 찾아오며 의지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김종필도 안면을 익히게 됐고, 어느날 불쑥 "자네, 내 조카딸 어떤가?"하고 박정희가 말을 던졌다. 당시로서도 나름 미인이던 박영옥을 김종필이 싫다고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김종필은 박정희와 처삼촌-조카사위라는 인척 관계로 묶이게 되었고 이후 박정희는 김종필을 조카사위 입장에서 이름을 부르기보다는 거의 항상 임자라고 불러댔다


[데일리한국] JP(김종필 전 총리)와 박영옥 여사의 '잉꼬부부' 이야기



한국전쟁 무렵, 당시 육본 정보국 전투정보과장 유양수는 북한의 남침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하다 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정보국장 장도영에게 찍히는 바람에 6사단 정보참모로 떨려났고 전투정보과 북한반장 백모 대위는 북한과의 무역거래 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 들통나면서 처벌받기 직전 권총으로 자살하는 등, 전쟁을 앞두고 김종필이 소속된 전투정보과는 분위기가 어수선하기 그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반의 선임 장교가 된 김종필은 이미 전선의 동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북으로 정찰요원을 급파했지만 전원 연락이 두절되고 말았다. 


개전 당일(6월 25일) 새벽 육군본부의 당직장교로 근무하던 김종필은 북한군이 38선을 침범했다는 소식에 전면전임을 직감하고 육본의 각 국장 들을 호출했다. 아울러 채병덕 총참모장 및 신성모 국방장관에게 상황을 전파하는 등 당직장교의 임무를 수행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당시 상황은 일개 중위였던 김종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후 1951년, 대위로 진급했다. 그리고 미국 유학 장교단에 뽑혀, 조지아 포트 베닝(미 육군 보병학교)에서 연수를 수료했다. 김종필은 한국전쟁 후반부인 1952년 8월부터 53년 5월까지, 6사단 19연대의 수색중대장으로 참전한 것을 제외하면 계속 정보장교로 복무했다.


2018/06/23 - [실시간 핫이슈] - 김종필, 박정희, 박근혜, 육영수의 관계 = 견원지간..?

2018/06/23 - [실시간 핫이슈] - 김종필은 누구인가? 영원한 2인자, 원조 '대통령 빼고 다 해 본 사람...(문재인 대통령에게 악담 영상)


+ Recent posts